Written by Vanessa

(letyougo312@gmail.com) 

얼굴이 퉁퉁 부은 필로 씨. 턱 부근은 벌겋게 손자국까지 나 있다. 

마스크를 써서 출퇴근길 눈초리는 피했는데,

커피를 마시려고 잠깐 마스크를 내리다가 그만 옆자리 대리에게 딱 걸린다.

“필로 씨... 혼자 술 더 마셨어? 얼굴이 왜 그래?”

자신이 머리 자른 건 못 알아봤던 대리가 얼굴이 이상하다는 건 냉큼 알아차리자 더 속이 상하는 필로 씨다.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안 하던 마사지를 했던 건지.. 

필로 씨는 사내 메신저로 동료를 소환한다.

“살살하라고 했잖아. 욕심나서 마구 문댔구나?” 

필로 씨는 언제 말해줬냐고 항의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세게 누르면 역효과 나. 천천히, 부드럽게.’라고 말했던 동료의 목소리가 생각나서다.

아.. 또 나만 틀렸지.. 내가 그렇지, 뭐...

그때 동료의 부드러운 손이 필로 씨의 귀밑을 쓰다듬는다.

“아이씨 깜짝이야!”

“있어 봐. 이렇게 하면 염증이 좀 가라앉아. 임시방편이니까 나중에 꼭 약 먹고.”

“...고마워. 안 바빠?”

“바빠.”

말은 차갑지만 동료의 손은 따뜻하다.

필로 씨의 뚱한 마음이 서서히 풀어진다.

순식간에 필로 씨를 무장해제시킨 염증 가라앉히는 림프 마사지를 알아보자.

얼굴 피부의 노폐물을 처리하는 림프절은 귀밑에 모여 있다.

이 림프관을 자극하면 얼굴에 쌓여있던 피하 노폐물과 독소가 배출된다.

원칙은 얼굴 중앙에서 바깥으로 피부를 쓸어주는 것이다. 

세안 후 귀밑을 부드럽게 마사지하고, 목선을 따라 아래로 쓸어준다.

그다음 양손을 이마 중앙에 가볍게 대 관자놀이까지 쓸어주고,

눈머리에서 귀 아래를 잇는 사선의 위쪽에 해당하는 볼 부위(흔히 볼터치 하는 부위)는 귀 옆을 향해서,

남은 볼 부위와 턱은 귀밑과 턱 아래 방향으로 쓸어내린다.

손끝에 오일이나 크림을 살짝 묻히면 피부 자극을 줄이면서도 해독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동료’가 말했듯이 심한 염증은 먼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고 림프 마사지는 예방/보조 수단으로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게 좋다.

“헐 대박.”

출근길 지하철을 기다리며 필로 씨는 몇 번이고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왠지 얼굴 사이즈가 조금 줄은 기분이 들어 셀카를 찍었더니 정말로 줄어든 것이다.

필로 씨는 림프 마사지를 배우기 전 셀카를 본다. 그리고 방금 찍은 셀카를 본다.

몇 번이나 비교해도 틀림없다. 턱선과 광대가 이전보다 올라갔고, 턱살은 줄어있다!

필로 씨는 ‘동료’의 조언대로 염증을 먼저 가라앉힌 다음, ‘부드럽고 꾸준하게’ 림프 마사지를 했다.

큰 결과물을 기대했다기보다 ‘동료’가 보여준 뜻밖의 친절에 내적으로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느낌적인 느낌인지, 기분적인 기분인지 림프 마사지 이후 피부 트러블도 줄었다. 

필로 씨는 자신도 동료처럼 예뻐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음흉하게 웃으며 지하철을 탄다.

마침 지하철 안에 보톡스 시술 광고물이 붙어 있다. 

‘가련한 중생들아. 이런 거 다 부질없단다.’ 

한껏 자만하며 음흉하게 웃는 필로 씨.

그녀 옆에 서 있던 승객 하나가 슬쩍 자리를 피한다.

-계속-